딴짓하는 셰프들 2편 식부관

곰탕을 끓이고, 탄탄멘 면을 뽑고, 식빵을 굽는다. 오랫동안 쌓아온 기술과 경험을 새롭게 우려내고 반죽한 국물 한 모금, 국수 한 가닥, 식빵 한 조각에 도전한, 딴짓하는 셰프들을 만났다.

식부관
by 김대현

페이스트리 셰프가 아닌 이상 셰프가 빵집을 여는 건 의아한 일이다. 더욱이 ‘톡톡’ 김대천 셰프는 제빵을 배운 적이 없다. 그럼에도 그를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의 반응은 ‘드디어’다. 김 셰프가 톡톡 이전에 디저트 카페에서 일하며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톡톡에서 식전 빵과 디저트는 앙트레나 메인 디시 못지않게 사랑받는다. ‘빵 사랑’이 유별한 김 셰프는 빵이 부수적 존재를 넘어 주식으로 인식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식빵, 즉 식사를 위한 빵을 위주로 만든다. 밥 식(食), 빵 부(部), 집 관(館) 자로 이뤄진 이름에도 ‘식사를 위한 빵을 만드는 집’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중심이 되는 식빵은 플레인, 리치, 내추럴로 나뉜다. “식빵을 즐기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 메뉴를 개발했어요. 구워 먹는 식빵, 생으로 먹는 식빵, 그리고 건강을 생각한 식빵으로 세분화했죠.” 플레인은 말 그대로 플레인이므로 굽거나 그냥 먹어도 상관없지만, 물 대신 유제품을 듬뿍 넣은 리치는 필히 구워 먹으라고 강조한다. 한편 내추럴은 이스트를 거의 넣지 않고 설탕은 아예 뺐다. 대신 그 공백을 직접 키운 천연 발효종과 요구르트, 꿀로 채운다. “천연 발효종은 반죽을 발효시키는 역할도 하지만 빵에 향미를 더하는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기본 재료는 홋카이도산과 프랑스산을 배합한 밀가루, 톡톡 주방에서 1년 이상 간수 빼고 오븐에 3일간 구운 소금, 100% 동물성 버터, 자연 방사 유정란 등. 경우에 따라서는 AOP 버터를 사용하기도 한다. “처음부터 재료의 질을 이렇게 끌어올릴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식부관 문을 열 즈음 아이가 태어나면서 부모의 마음으로 재료를 깐깐하게 고르게 됐죠.” 식부관의 식빵은 향미부터 다르다. 그을리듯 구운 크러스트의 구수하면서도 쌉싸래한 향이 마음을 푸근하게 하고, 뽀얀 속살의 달달하고 고소하며 시큼한 향이 군침을 돌게 한다. 폭신하고 쫄깃한 식빵을 입에 넣고 씹으면 풍미는 배가된다. 매일 아침 10시에 20개 한정 판매하는 샌드위치와 프렌치토스트는 식부관의 식사 빵을 활용하는 법을 보여주는 훌륭한 예시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49길 36
문의 02-542-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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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이주연(미식 칼럼니스트)
사진신규철
출처
3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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