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NC의 NG <리지니M>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린저씨가 살아 숨쉰다는 것. 결국, 리니지M은 성공할 수 밖에.

“새로워질 수도 있었고, 화려해질 수도 있었지만, 당신의 추억을 위해 변하지 않았습니다.”

리니지가 돌아왔다. 리니지는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사에 한 획을 그은 게임으로, 현재의 엔씨소프트를 만들었고, 현재까지도 엔씨소프트를 먹여 살리고 있는 게임이다. 그런 고전 게임을 누가 하냐 싶겠지만, 리니지의 작년 3분기 매출만 838억 원이었다. 그런 ‘원조’가 모바일로 출시됐다. 게임 첫날 210만 명의 유저가 접속했다. 당일 매출만 107억 원이었다. 출시된 지 일주일 만에 올린 수익이 500억 원.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다. 그런데도 당최 불안한 생각이 든다. 이 게임, 깔아도 될까?

 

“새로워질 수도 있었고, 화려해질 수도 있었지만, 당신의 추억을 위해 변하지 않았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출시 전, 광고에서부터 단언했다. 게임의 타겟은 20년 전부터 리니지에 충성했던 ‘올드 유저’들이라고. 실제로 게임을 천천히 뜯어보면, 과거 리니지의 모습을 모바일로 충실하게 구현했다. 그러나 사람의 눈이라는 게 그렇다. 평범한 여자만 보던 사람이라면, 평범한 여자의 매력을 찾을 수 있겠지만, 수많은 미녀를 보다가 다시 평범한 여자에게 눈길을 돌리면, ‘평범’은 어느 순간 ‘모자람’이 되어버린다. 리니지도 1세대 온라인 게임치고는 그래픽이나 사운드가 상당히 괜찮았다. 그러나 요즘은 쯔구르 게임도 30프레임은 나오는 시대인데, 초당 10프레임의 발버둥을 ‘과거의 향수’라는 말로 납득하기엔 너무 성의가 없어 보인다는 말이다.

물론, 그래픽이 게임의 전부는 아니다. 그럼 게임성은 어떨까? 리니지1 역시 이런저런 이유(혈맹을 만들고, 공성전을 해서 돈을 번다거나, 작업장을 만들어 돈을 번다거나, PK로 돈을 번다거나)로 인기를 얻은 것이지, 게임성 때문에 인기를 끈 게 아니었다. 리니지M은 그런 원작의 ‘노잼’을 잘 계승했다. 모바일의 트렌드도 반영했다는 자신들의 말을 증명하듯, 튜토리얼부터 ‘자동 사냥’을 권장한다. 자동 이동, 자동 스킬, 자동 버프까지 모든 것에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단, ‘자동으로 사냥한다면서’ 몬스터가 없는 곳만 돌아다니는 A.I의 멍청함을 참아낼 수만 있다면 말이다. 게다가 칼로 때리는 건지, 비비는 건지 도통 알 수 없는 타격감은, 그 멍청한 ‘자동 사냥’이 왜 필요한지를 깨닫게 해준다. 그렇지만 리니지M이 타겟으로 삼은, 20년 충성의 전통에 빛나는 ‘올드 유저’들은 그래픽과 게임성 같은 자잘한 부분은 과감히 무시할 수 있다.

지난 5일, 결국 NC는 거래소를 오픈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2가지. ‘Pay to Win(내가 돈을 들인 만큼 강해지는가)’과 ‘환금성(내가 투자한 돈이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가)’뿐이니까. 하지만 리니지M은 개인 거래와 거래소 시스템이 빠진 채로 출시되었다. ‘거래소’ 시스템이 포함되면, 청소년 이용 불가 판정을 받게 된다. 그럼 새싹처럼 자라나는 예비 ‘돈줄’을 포기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다. 그들은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마지막의 마지막에 자신들의 충성 고객을 배신한 것이다. 리니지의 ‘올드 유저’들은 꼭대기로 가기 위해 준비된 ‘에스컬레이터(아이템 현금 결제)’로 만족할 수 없는 이들이다. ‘엘리베이터(개인 거래)’가 없는 백화점에 누가 찾아오겠는가?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엔씨소프트도 이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게 진짜 무서운 거다. 결국, 7월 초 업데이트에 개인 거래와 거래소가 등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만하면 홍보는 충분하니,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거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린저씨’들은 리니지에 돈을 쏟아 부을 것이다. 호기심이든, 추억이든 어떤 이유로든 접속한 라이트 유저들이 그들의 성장을 받쳐줄 것이다. ‘리니지’ 정도 되는 거위라면 배를 갈라도, 그 안에 충분히 차고 넘칠만한 황금이 있다는 확신이 그들에겐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시대착오적인 게임을 과감히 모바일 시장에 출시할 수 없었을 테니까. 예상대로, 여전히 리니지M은 잘 팔리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작은 불평불만은 또 소리 없이 사라질 것이다. 우리나라 모바일 게임 시장은 늘 그래왔으니까. 그러니 너무 의미 부여는 하지 말자. 어차피 게임은 계속 나온다. 그들만의 리그가 싫다면, 다른 게임을 하면 그뿐이다. 그리고 또 ‘과도한 현질 유도와 시대착오적 게임 시스템을 욕하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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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최동석(컬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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