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성이 강한 공포

게임이 끝나기만을 바라지만 결국 다시 하고 싶어진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이 시장에 등장한 지 두 달이 지났다. 그 짧은 시간에 시장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많은 사람들이 VR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분명하게 인식했다는 의미다.

단지 사치스러운 여분의 기술이 아니라 차세대 플랫폼의 가능성을 오롯이 보여줬다. 분명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표현력과 신선함이 담긴 기술이다. PC용 VR보다 합리적인 가격과 패키지의 완성도도 장점으로 꼽힌다.

물론 아직은 개선의 여지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멀미 증상이다. 특히 동적인 콘텐츠를 경험할 때 이런 증상이 심하다. VR로 구동되는 배경의 움직임과 시선이 일치하지 않거나 혹은 너무 빠르게 배경이 흘러갈 때 순간적으로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메스껍다.

이건 VR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용자가 그만큼 더 익숙해져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쨌든 지난 두 달간 플레이스테이션 VR로 열 가지 이상의 타이틀을 경험해봤다. 그중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잘 담겨 있다고 판단한 것이 바로 ‘언틸던: 러쉬 오브 블러드’다.

광란의 세계로 하강, 언틸던: 러쉬 오브 블러드 - 에스콰이어 Esquire Korea 2017년 1월호

이 게임은 2015년에 출시한 호러 어드벤처 ‘언틸던(Until Dawn)’의 스핀 아웃 타이틀이다. 그래서 게임의 일부 스토리와 배경이 ‘언틸던’으로부터 고스란히 이어진다. 그래도 완전히 새로운 방식이라 새로운 플레이어에게 소개하는 데 문제가 없다. 호기심과 두려움을 동시에 자극하는 그래픽 효과도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사운드 효과다. 뛰어난 공간감과 세심한 디테일로 마치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좁은 공간에서 들리는 비명 소리와 발자국 소리, 물건 부딪치는 소리 등 각종 소음이 소름 끼칠 정도로 사실적이다. 실제로 사운드를 들으면서 플레이하는 것과 사운드 없이 플레이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게임 진행 방식은 간단하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레일을 따라가면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적이나 귀신, 정체 모를 미지의 생명체를 향해 과감히 총을 쏘면 된다. 양손에 모두 총을 들고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두 개의 모션 컨트롤러(손으로 잡는 방식)를 사용하길 추천한다.

처음 연습 모드는 즐거운 분위기에서 시작한다. 미국 시골의 한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오리 인형이나 접시를 공기총으로 맞히며 진행한다. 곧 예상치 못한 경로를 통해 버려진 놀이동산을 지나 지옥(?)으로 들어가지만….

‘가상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인데 과연 현실에서처럼 무서울까?’

‘언틸던: 러쉬 오브 블러드’를 체험하기 전에 든 궁금증이다. 실제로 게임을 경험해보면 진심으로 무섭다.

살인마, 귀신, 괴물, 피, 무서운 인형, 도축장 같은 요소가 등장하는 것은 기본이다. 마치 호러 영화의 한 장면처럼 소름 끼치는 배경과 미묘하게 변하는 사물들, 갑자기 튀어나오는 무언가 때문에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는 일이 다반사다. 하도 긴장한 채 온몸에 힘을 줘서 나중에는 몸이 다 아플 정도다. 플레이를 마치고 나면 두 손이 온통 땀으로 젖어 있다.

게임은 총 7개 레벨로 구성된다.

처음에는 동공이 확장되고 소리를 지르며 어쩔 줄 몰라하면서 게임이 끝나기만을 바란다. 하지만 점점 익숙해지면서 엔딩 즈음에는 모두가 호러 슈팅 게임 전문가가 된다. 플레이 후 급격한 체력 저하로 피곤함이 몰려오지만, 끝나고 몇 시간 지나면 또다시 공포를 경험하고 싶은 이상한 중독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