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자동차 어워즈-<2>

<에스콰이어>가 올해 출시된 차 중에서 마땅히 기억하고 싶은 이름만 첨예하게 골랐다. 빚을 내서라도 갖고 싶은 차부터 최고의 재치와 혁신, 기술, 그리고 가장 가치 있는 딱 한 대의 이름까지. 그렇게 우리 주변의 온갖 혼탁하고 부정한 것에서 벗어나 2017년을 뜻깊게 해줄 순정한 자동차 리스트를 완성했다.

ENGINE of the Year

메르세데스-벤츠 M276 3.0L V6 트윈 터보

2017 MERCEDES-AMG E 43 4MATIC
엔진 3.0L V6 트윈 터보 | 최고 출력 401마력 | 최대 토크 53.1kg·m | 0→100km/h 4.6초 | 무게 915kg | 복합 연비 8.9km/L | 가격 1억1200만원

특정 자동차를 평가할 때 드물지만 ‘완벽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올해에는 메르세데스-AMG 43 4매틱의 엔진을 평가할 때 그랬다. 보통 AMG는 필요 이상으로 과한 출력의 엔진을 만든다. 출력이 너무 강력하고 민감해서 전자 장비가 개입하지 않으면 차의 움직임을 주체하지 못할 수준이다. 불평하는 게 아니다. 그들이 추구하는 프리미엄 방식일 뿐. 반면 E 43 AMG에 얹은 3.0L V6 트윈 터보 엔진은 여느 AMG와 느낌이 다르다. 정확한 목적을 가지고 완벽하게 균형을 이뤄낸 작품이다. 최고 출력은 401마력(53.1kg·m). 어떤 영역에서든 활기차게 뿜어져 나오는 토크가 환상적이다. 차를 몰아붙이면 엔진이 회전하는 질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엔진에서 배기까지, 차 전체에서 쏟아내는 소리도 끝내준다. 일부러 아우성치는 것이 아니라 듣기 좋은 독주곡이 사방으로 울려 퍼진다. 엔진의 단점을 발견하기가 어렵다. 심지어 엔진 커버조차도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준 것이 감각적이다. 단점이 있더라도 똑똑한 9단 변속기와 네 바퀴 굴림이 박자를 맞추며 보완했다.
-김태영


올해의 뚝심

볼보 V90 크로스컨트리

사실 왜건처럼 여유롭고 고급스러운 장르가 없다. 세단은 흔하고 SUV는 더 흔해졌다. 세단은 마냥 안정적이다. 경우에 따라선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SUV는 특별한 목적이 없더라도 두루두루 편한 도시 생활을 위해 구입하는 차가 되었다. 하지만 왜건은 여전히 또렷하다. SUV와의 차별성이 확실한데 세단과도 다르다. 다른 모든 장르와 구분되는 특성이야말로 고급함의 시작 아닐까? 넓고 풍성한 엉덩이에는 꼭 그만큼 여유로운 주말의 가능성을 싣고 어디든 떠날 수 있다. 일반 도로뿐 아니라 험로도 가리지 않는 차가 왜건이다. 게다가 볼보는 진정한 왜건의 명가, 그중에서도 V90은 완벽하게 새로워진 볼보의 디자인 언어와 혁신을 그대로 담은 왜건이다. 이런 차를 꾸준히 만드는 일, 그것도 아주 보란 듯이 잘 만드는 일, 여전히 ‘왜건의 불모지’라 불리는 나라, 한국에 들여와 출시하는 일도 보통 뚝심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여전한 스웨덴 브랜드 볼보와 볼보 코리아의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다.
-정우성


올해의 드림 카

맥라렌 720S

가지고 싶은 차가 매년 줄어드는 것은 자동차업계의 문제일까? 아니면 나이를 먹는다는 증거일까? 어쨌든 올해 한국에 등장한 다양한 자동차 중 드림 카를 뽑아야 할 시간이다. 다행히 올해는 주저 없이 맥라렌 720S를 선택할 수 있다. 차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엔진이 뿜어내는 최고 출력은 720마력(77.5kg·m). 정지에서 단 3초면 시속 100km에 도달하고, 끝까지 밀어붙이면 최고 시속 341km에 도달한다. 외계 생명체같이 개성 있고 현란한 외모도 특징이다. 모든 곡선, 모든 구멍은 멋을 부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차의 주행 성능에 도움을 주기 위한 섬세한 터치다. 하늘을 향해 열리는 버터플라이 도어, 운전자를 차 중심에 둔 시트 포지션, 황홀한 탄소섬유 부품과 커다란 휠까지. 720S의 모든 것이 최고의 스포츠카가 되기 위한 목표다. 단언컨대 우리가 열광할 만한 존재다.
-김태영


올해의 뷰티

렉서스 LC500

렉서스 디자인팀이 이런저런 디자인 요소로 실험을 강행할 때 시장의 호사가들은 그들끼리 시끌시끌했다. 그토록 고요했던 렉서스에 뭐 저런 짓을 하느냐는 소리였다. 확실히 요란하고 자극적인 디자인이었으니까. 하지만 서서히, 보란 듯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 균형을 찾기 시작했다. 요즘은 렉서스가 만드는 세단도 SUV도 멋지다. 뭣보다 렉서스의 고성능 쿠페 LC500의 압도적인 아름다움 앞에선 다른 모든 브랜드가 좀 주춤거려야 옳다. 동양적 완숙함과 국제적인 공격성, 가부키 극의 용사 같은 세부에 렉서스 특유의 과감한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완벽하게 녹여냈다. 이렇게까지 아름다운 차에는 ‘태양차’ 같은 애칭도 필요 없다. 그저 삶의 어느 한 부분을 이런 차와 함께할 수 있다면 어떨까 싶은 마음. 아름다움이란 그런 거다. 욕심 없이 갖고 싶고, 존재 그대로 마냥 좋은 것이다.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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