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XT5가 필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세상의 그 많은 SUV 중에 오직 캐딜락 XT5를 사야만 하는 사람의 속내를 더듬어봤다.

캐딜락XT5 - 에스콰이어
엔진3649ccV6
최고 출력314마력
최대 토크37.4kg·m
복합 연비8.9km/L
기본 가격6580만~7480만원

캐딜락에 대한
환상이 남아 있다면

미국 차의 전성기에는 후회 없는 낭만이 있었다. 모든 게 풍요로웠던 20세기 중반, 중산층에는 한 집에 차 세 대 있는 게 어색하지 않았던 때. 그렇게 누리면서도 그다음을 꿈꿀 수 있었던 희망의 시대였다. 그때 미국 자동차의 기개는 그야말로 굉장했다. 디자인도 힘도 과잉이었다. 넘치는 힘, 과욕과 과시의 디자인이었다. 어떤 선은 태평양을 가로지를 듯이 길고 편평했다. 지붕을 열고, 저 태양 아래, 영원히 웃으며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호기와 아름다움의 중심에 캐딜락이 있었다. 하지만 시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지금 캐딜락은 그때의 캐딜락과 완전히 다른 차가 됐다. XT5의 디자인에는 감각과 논리가 공정하게 녹아 있다. 주행 감각은 단단하고 옹골차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의 단호하고 직설적인 선은 그 주행 감각을 그대로 닮았다.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엉덩이까지, 차체는 몇 개의 선으로 아주 당돌하게 묶인 것 같기도 하다. 누구도 풀 수 없는 매듭으로 아주 꽁꽁 묶어놓은 것 같은 결기가 있다. 게다가 훤칠하게 잘생겼다. 이런 차의 운전석에 앉으면 언제라도 마음을 위탁할 수 있다. 이 힘과 기세를 나 혼자 느끼면서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달리고 싶어진다. 차가 내는 모든 소리는 그런 게 삶이라고, 그 모든 성공과 낭만을 다 겪고 떳떳하게 살아남은 캐딜락이 들려주는 이야기 같다. 캐딜락의 과거를 존중하는 사람이라면 지금의 캐딜락 또한 기꺼이 소유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은 언제나 강력하고 생존은 그 자체로 실력이니까. 전성기가 화려했던 브랜드에는 이런 힘이 있다. 글_정우성

 

이미 캐딜락을
타고 있다면

이미 캐딜락을 타고 있다면 검은색 보디의 XT5는 내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첫인상은 턱시도를 잘 차려입은 신사 같았다. 커다란 그릴, ᄀ자로 꺾인 앞뒤 라이트, 날렵한 루프라인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덩어리를 이뤘다. 세련된 겉모습은 실내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층층이 겹을 이룬 센터패시아는 스웨이드와 가죽으로 한껏 치장했다. 스티어링 휠을 가로지르는 탄소섬유 디자인 트림도 감각적이다. 내장재의 품질과 마무리도 정교하다. 부품의 조립 단차가 거의 없다. 조작 버튼의 크기를 최소화하고 꼭 필요한 위치에 두었다는 것도 특징. 철저하게 사용자 입장에서 고민한 흔적이다. 캐딜락은 최신 전자 제어 기술과의 융합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센터패시아 중앙에 달린 스크린, 오디오, 에어컨 조작 버튼이 몽땅 터치 패널이다. 심지어 룸미러가 디지털 화면으로 전환된다. 트렁크에 달린 카메라에 찍힌 화면이 룸미러로 선명하게 보인다. 멋진 기술이다. XT5는 3.6리터 V6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달았다. 그런데 달리기 성능은 정확히 차의 성격과 어울린다. 묵직하고, 부드럽게 움직였다. 게다가 진동과 소음 억제에 많은 공을 들인 것이 분명했다. 자, 한마디로 이 차는 세련되고 잘 정돈됐으며 조용하고 안락하다. 그러니 좋은 차가 분명하다. 하지만 XT5를 타는 내내 무척이나 낯설었다. 차와 빠르게 친해질 수 없었다. 마치 애플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삼성 갤럭시를 쓰는 듯했다. 쉽게 말해 취향을 타는 차였다. 그러니 XT5는 이미 캐딜락 세단을 타거나 혹은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선택이다. 반대의 경우는? 결과가 뻔하다. _김태영

캐딜락XT5 - 에스콰이어
캐딜락XT5 - 에스콰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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