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제2차 세계대전의 숨 막히는 전장 속에서 콜 오브 듀티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플랫폼: 소니 PS4 / 그래픽: ●●●●○ / 스토리: ●●●●○ / 조작성: ●●●●○ / 총점; ●●●●○

“대니얼스, 머리 숙이고 계속 이동해. 어서 폭약 통을 가지고 방조제로 가!”

“정신 차려! 벙커로 가는 길을 확보해야 해. 이러려고 훈련받은 거다. 당장 폭탄을 잡아.”

1944년 6월 6일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 어딘가. 폭격이 시작된 후 여기저기 병사들의 사지가 널부러져 있다. 그 모습을 본 대니얼스는 정신이 혼미해진다. 하지만 그를 흔들며 임무를 상기시키는 사람이 있다. 터너 소위와 피어슨 상병이다.

슬레지해머 게임즈의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수년간 전쟁이란 소재를 다뤄왔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다양한 관점의 전쟁을 게임으로 연출했다. 그리고 최신작인 ‘월드워2’는 다시 제2차 세계대전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 1939년 9월 1일 발발한 전쟁은 50개국 이상이 참전했고, 1945년 8월 전쟁이 종결될 때까지 약 6500만 명이 사망했다. 이 전장에선 매 순간 삶과 죽음만이 있을 뿐이었다. 병사들의 삶과 죽음의 가치는 총알 1개의 무게보다 가벼웠다. 누구도 미래를 알 수 없었다.

게임의 시작이 디데이(D-day), 그러니까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 상륙 작전에서 시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병들은 빗발치는 총알과 날아오는 포탄을 뚫고 해변을 가로질러야 했다. 군인 입장에서 본 최악의 상황. 그만큼 제작사는 격렬했던 전투를 묘사하려 애썼다.

당연히 이런 종류의 전쟁 게임은 영웅놀이를 위한 것이 아니다. 총알 세례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은폐물을 찾아 적극적으로 몸을 숨겨야 한다. 그리고 결정적인 역습 기회를 노린다. 이번 시리즈는 단순한 총격전 외에도 스토리에 따른 다양한 사이드 미션을 제시한다. 적보다 빨리 목표 지점에 도달해야 하는 운전 미션, 독일 사령부 잠입, 전차 기갑부대 전투와 전투기 결투 등 실제 전쟁에서 일어났을 법한 다양한 사건을 재현한다. 게임은 주인공 대니얼스가 속한 미국 제1보병사단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룬다. 물론 제2차 세계대전은 소수의 이야기로만 표현할 수 없다. 따라서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 프랑스 파리, 독일 휘르트겐 숲과 라인강에서 펼쳐진 핵심 전투에도 참가한다.

무기와 탈것을 충실히 구현한 점도 흥미롭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서 주인공에게 주어진 총은 M1 개런드다. 8발 내장에 7.62mm 탄을 정확하고 빠르게 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보병 화력에 일대 도약을 가져온 무기다. 부대를 이끄는 터너 소위는 톰슨 기관단총을 든다. 벨트 급탄식으로 분당 600~725발이 나가는 자동 화기다. 연사 감각이 매력적이다. 독일군 시체에서 찾을 수 있는 M3 기관단총, 카라비너 98k, MP-40 등도 역사적으로 유명한 클래식 화기다. 당연히 모든 총은 저마다 특징이 있고, 특유의 발사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국가별로 유명했던 전차와 지대공포도 곳곳에 등장한다. 미션에 따라서 일부는 체험도 할 수 있다.

게임 플레이는 넓은 선택지 때문에 더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교전 상황에서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최선이라고 판단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싱글 플레이에서 주변 캐릭터와 상호작용이 강한 것도 특징이다. 분대원들과 호흡을 맞춰 공격하고, 서로를 보호해야 한다. 주변 분대원에게 구급상자, 탄약, 수류탄을 효과적으로 요청해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미션도 있다.

‘콜 오브 듀티: 월드워2’는 콘솔과 PC 등 세 가지 플랫폼에서 실행할 수 있다. 이중 리뷰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로 진행했다. 보통 1인칭 슈팅 게임에서 총은 콘솔 컨트롤러로 조준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달리고, 은폐하는 복잡한 명령을 내릴 때 단축 버튼이 있어서 수월했다. 또 컨트롤러가 상황에 맞춰 진동해서 액션 장면이 훨씬 흥미롭게 느껴졌다.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게임은 이전에도 많았다. 전쟁의 참혹한 단면을 표현한 것도 처음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 게임이 특별한 것은 전쟁 게임의 삼박자, 그 이상을 묘사하기 때문이다. 뛰어난 그래픽, 긴장감 있는 전개, 몰입감 있는 스토리뿐 아니라 캐릭터가 느끼는 인간의 감정 변화가 담겨 있다. 명령에 절대 복종하는 군인이어야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엔 누구도 삶과 죽음의 가치를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용기와 두려움 사이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오묘한 감정. 이 부분까지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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