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스 카우프만의 칸초네, ‘DOLCE V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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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스 카우프만, <Dolce Vita>, 소니뮤직
어떤 음악은 듣는 순간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뒤섞인다. 여기가 여기 같지 않고, 지금이 지 금 같지 않은 데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이완을 찾는다. 지금 우리는 누구라도, 벗어날 수만 있다면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은 시기를 제각각 관통하는 중이니까. 요나스 카우프만의 목소리에는 묘한 겸손이 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처럼 비상하는 것 같은 소리는 아닌데 어느 순간 둥실, 땅에서 조금 떠오른 것 같은 기분은 어디서 오는 걸까? 요나스 카우프만은 높고 맑은, 저 위에서 노니는 것 같은 테너가 아니다. 오히려 깊고 허스키하며 어둡다는 평, 바리톤에 가까운 소리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래서 이 목소리가 조금 더 지상의 것으로 느껴진다면 그건 우리의 축복 아닐까? 한 인터뷰에서 요나스 카우프만은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대가로 불리는 가수도 언젠가 저무는 날이 온다는 걸 안다. 완벽함이 무력해지는 그날이 먼 미래가 아니라 오늘 갑자기 찾아올 수 있는 게 성악이다.”
여전히 신비롭게 비상하면서, 날개도 없이 그렇게 성스러운 노래를 부르면서 요나스 카우프만은 이 모든 아름다움과 찬사에도 끝이 있다는 걸 정확히 안다. 소중한 것을 잃어 본 적이 있는 사람의 겸손, 그걸 노력으로 되찾 은 경험이 낳은 관록. 그렇게 독보적인 테너, 게 다가 독일 뮌헨 출신이면서 이번 앨범 <돌체 비타>에서는 칸초네 18곡을 불렀다. 첫 세 곡 ‘카 루소(Caruso)’, ‘아침의 노래(Mattinata)’, ‘더 작은 목소리로 말해요(Parla Piu Piano)’의 흐름을 고집 없이 따라가보는 늦가을 아침은 어떨까?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떴을 때 조금은 개운해진 기분이라면 얼마나 고마울까? 영 화 <대부> 주제가 ‘더 작은 목소리로 말해요’ 는 이렇게 시작한다. “조용히, 아무도 듣지 못 하게 속삭여요. 우리의 사랑은 영원할 거예요. 그 누구도 진실을 몰라요. 우릴 보고 있는 하늘도.” 춥고 어두운 겨울의 문턱에서 독일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의 칸초네를 크게 들었다. 방 안에서 시간과 공간이 뒤섞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