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는 소통할 수 있을까?

대선 후보 안철수는 목소리만 변한 게 아니었다. 그 변화의 해석에 따라 미래가 갈릴 것이다.

대통령 안철수 - 에스콰이어

돌풍이었다. 한국 정치판이 아주 새로워질 것 같았다. 2012년 즈음의 일이었다.

그 전까지의 안철수는 거의 정치적 청정 지대에 있는 인물이었다. 한국이 좋아하는 인재상의 거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서울대학교 의학 박사 출신인데 그 유명한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이색적인 성공 신화야말로 ‘21세기’라는 말에 어울리는 것 같았다.

한국이 전통적으로 선망하는 대학교와 의사라는 타이틀, 그걸 포기했다는 이력, 사업의 성격에서 읽히는 일말의 공익성 같은 것. 그가 4차 혁명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배경도 같은 맥락 위에 있었다.

‘시골 의사’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박경철, 방송인 김제동 등과 전국을 돌며 열었던 <청춘 콘서트>는 그 깨끗한 이미지를 더 강화했다. 그야말로 소통의 달인 같았다.

대선 후보로서의 안철수는 완전히 달라졌다. 거의 다른 사람 같다. 소통의 달인이 입을 다물었다.

안철수 의원실 직원들이 그의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의 사적인 심부름에 동원됐다는 구체적인 증언과 보도가 나왔다. 김미경 교수는 “더욱 엄격해지겠다.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냈다. 안철수 후보는 이에 대한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4월 15일 오전 후보 등록을 마치고 나서는 길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는 보도가 나왔다.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불리한 질문이 나왔을 때 입을 다물고 자리를 뜬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 4월 14일 출연한 TV조선 <전원책의 이것이 정치다>에서는 오히려 김미경 교수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사과의 대상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가능한 대목이다. 김미경 교수의 교수 채용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별다른 해명이 없었다.

사상 첫 TV 토론에서도 비슷했다. 지나치게 경직돼 있고 단조롭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통하지 않았다. 어딘가 막혀 있었다. 익숙한 풍경이었다. 안철수의 언어는 모조리 ‘잘할 수 있다.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의 반복 혹은 다짐 같았다.

변한 건 정말 목소리뿐일까? 낮게 깔리는 연설조의 목소리를 두고 ‘루이 안스트롱’이라 말했던 채널A의 보도에서, 박근혜를 두고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라고 했던 보도가 겹치는 건 우연일까?

느낌표가 늘어나야 하는 시점에 물음표만 잔뜩 생겼다. 질문은 많은데 대답이 없었다. 혹은 충분치 않았다. 적절한 대답을 들을 수 없거나 피하는 대통령은 위험하다. 우리가, 이제 그것만은 정확히 안다.


PUBLIC PROMISES

  • 4차 산업혁명 특화 전문 인력 양산
  • 과학기술 인력 대폭 확충
  • 여성가족부를 성평등인권부로 개편
  • 국무총리 산하의 양성평등위원회를 국가성평등위원회로 위상 강화
  • 성 평등 임금 공시 제도 도입
  • 가족 돌봄 휴직 확대(90일→180일)
  • 성 평등 육아휴직제
  • 30일 배우자 출산휴가 및 급여
  • 독일식 정당 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
  • 대통령 및 의회 모두 행정 수도 세종시로 이전

안철수가 대선을 대하는 심리는?

만일 안철수가 의사의 길을 접고 창업하겠다고 했을 때 아내가 반대했다면 어땠을까? 부모가 반대하는 조건에서 아내까지 반대했다면 아마도 포기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안철수에게 아내는 그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만난 든든한 지지자였을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안철수는 적어도 가정에서는 아내를 이기지 못하는 ‘아내 바보’ 역할을 즐기는 것 같다.

by 김태형 (<싸우는 심리학자 김태형의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 저자)


“난 한번 시작한 일을 도중에 포기한 적이 없다. 기본적으로 돌파하면서, 도전하면서 살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정치적 성과를 이루고 정치적 능력을 증명하니까 중장년층에선 신뢰가 올라간 것 같다.

대신 젊은 층과의 소통은 그동안 부족했다. 제대로 된 나 자신을 알리는 게 관건이라고 본다. 정보화나 기술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지금 있는 후보들 중에는 가장 제대로 잘 알고 있는 사람이고, 30년간 맞벌이 부부 생활을 했기 때문에 지금 젊은 층의 삶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정치는 항상 적극적으로 왜곡하는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들을 극복하고 제대로 된 모습을 알리는 게 중요한 때라고 본다.”

by 안철수 (2017. 4. 12. <뉴시스>)


Like

“문재인은 왠지 이미 대통령이 된 것처럼 얘기한다. 3D를 ‘삼디’라고 읽는 사람이 4차 혁명에 대처할 수 있을까? 그건 안철수가 잘할 것 같다. 깨끗한 이미지도 있고.”

(김상미, 58세)

Hate

“토론회를 봤는데 한 말을 계속 되풀이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자기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우린 그런 정치인이 얼마나 위험한지 이제 안다. 전혀 소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정시우, 4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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