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은 농담이 아니다

따끔했다. 눈물을 쏙 뺐다. 그렇게 애를 쓰니까, 이 선한 얼굴의 진심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

방송인으로서의 백종원이 했던 말은 평가와 칭찬 사이 어딘가에 있었다. 경연을 심사하거나 숨은 장인을 양지로 끌어내는 역할이었다. 그의 말은 쉽고 겸손하면서도 정확해서 사랑받았다. 본격적인 인기의 시작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었다. ‘슈거보이’라는 별명도 이때 생겼다. 이후에는 늘 여유 있고 푸근했는데, <백종원의 푸드트럭>에서는 좀 달라졌다. 더불어 절박하고 전문가로서 엄격하다. 부산 편에선 말했다. “여러분은 음식 장사를 하면 안 됩니다. 다시 한번 권해드립니다. 여러분은 가게 문을 닫으세요.”

참가자 중 몇몇은 속상해서 울었다. 백종원이 본색을 드러낸 걸까? 방송이니까 자극적으로 하는 말이었을까? 곱씹어 보면, 백종원의 말에는 늘 서슬 퍼런 진심과 의지가 같이 있었다.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백종원의 음식에 대해 한 말에는 이렇게 반응했다.

“내 음식이 세발자전거라면 셰프는 사이클 선수다. 자전거 박사들이 볼 땐 내가 사기꾼처럼 보일 수 있다. 자전거처럼 많은 이들에게 요리를 보급시키고 싶을 뿐이다. 세발자전거로 시작해 두발자전거, 산악자전거와 사이클 자전거도 타기를 바란다.”

<백종원의 푸드트럭> 방송을 앞두고는 이렇게 말했다. “<백종원의 3대 천왕> 시즌 2에서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로 푸드트럭을 방송합니다. 외식 산업이 발전하려면 관련 종사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재미를 느껴야 해요. (중략) 힘들지만 재미있고 보람 있다는 것을 방송을 통해 보여주려고 해요.”

백종원의 조언을 충실하게 따른 서초구 푸드트럭은 방송 이후에도 명물이 됐다. 매출은 10배가 늘었다. 사장 박광섭 씨는 기뻐서 울었다. 그 눈물이야말로 <백종원의 푸드트럭>이 그냥 이벤트가 아니라는 증거였다. 서로의 삶이 충돌하는 현장이라는 방증이었다. 그렇게 진심인 판에 거짓이 끼어들 틈이 있나?

<백종원의 푸드트럭>이야말로 백종원의 삶과 참가자의 인생이 첨예하게 부딪쳐 충돌한 결과였다. 그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방송, 사회와 소통할 줄 아는 전문가의 날카로운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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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일러스트 서 일환
출처
2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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