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의 계절, 다시 시동을 걸다

모터사이클이 타고 싶어 온몸이 근질거리는 봄, BMW R 나인T 스크램블러를 타고 무작정 교외로 나섰다.

다시 시동을 걸다 - 에스콰이어

3월의 어느 날, 기온은 영하 2도였다. 아직 모터사이클을 타고 즐겁게 달리기엔 추운 날씨다. 하지만 당장 달리고 싶어서 모터사이클 키를 들었다 놨다를 반복한다. 그러다 잠시 상상에 빠진다. 탁 트인 교외를 달리며 바람을 맞는 느낌을.

“그냥 떠나자.”

라이딩 기어를 챙긴다. 그래도 추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옷을 다섯 겹이나 껴입는다. 이렇게 겨우내 잠재웠던 모터사이클을 깨워 처음으로 달리는 것을 ‘시즌 오프닝 투어’라고 한다.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시기다. 그런데도 처음인 것처럼 모든 것이 새롭다. 꽃샘추위마저도.

시즌 오프닝 투어는 운동으로 따지면 몸풀기에 해당한다. 모터사이클은 워밍업 차원이고, 라이더는 잃어버린 라이딩 감각을 다시 찾는 과정이다. 그러니 부담 없이 다녀올 정도의 거리가 좋다.

서울 강남 신사역을 기준으로 반경 1시간 30분 거리의 목적지를 검색한다. 다양한 장소가 나온다. 인천에서 배를 타고 영종도를 달리는 루트를 계산한다. 아니다. 너무 본격적이다. 게다가 이런 날씨에 가면 고생길이 훤하다.

“북쪽으로 가자. 파주 헤이리로.”

모터사이클 라이딩은 파트너가 중요하다. 아직까지 노면이 차갑다. 타이어가 미끄러지지 않으려면 유연한 서스펜션 세팅이 좋다. 장시간 라이딩에는 손이 시렵다. 그러니 열선 그립도 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감이 떨어진 라이더가 다뤄도 즐거울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BMW R 나인T 스크램블러가 제격이다.

다시 시동을 걸다 - 에스콰이어

‘부르릉!’ 시동을 걸자 복서형 엔진이 힘차게 기지개를 켠다. ‘퉁, 퉁, 퉁, 퉁.’ 일정한 리듬에 따라 차체가 좌우로 흔들린다. 시트에 앉아 전해지는 그 느낌이 참 좋다. 이렇게 잘 조율된 엔진 떨림을 온몸으로 느끼는 게 모터사이클의 매력이다. 스로틀을 가볍게 비튼다. 예상보다 가볍고 힘차게 R 나인T 스크램블러가 속도를 낸다.

출발 직후 10여 분간은 어색하다. 시트에 다시 앉기도 하고, 손과 발의 위치도 변경해본다. 그러다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모터사이클과 하나가 된다. 모든 게 자연스러워진다. 석 달 만의 라이딩인데도 마치 이틀 전에 탔던 것 같다. 지난해 축적했던 정보를 몸이 기억해내는 순간이다.

속도를 더 높인다. 바람과 싸운다. 허벅지와 발목으로 파고드는 바람이 차다. 그래도 즐겁다. 멈출 수 없다. 이 맛에 모터사이클을 탄다.

서울에서 파주로 가는 국도는 썩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다. 그래도 괜찮다. 일행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다다른다. 이 정도가 몸풀기에 딱 적당한 거리다. 나도 모르는 사이 손과 발이 꽁꽁 얼었다. 모터사이클을 세우기 좋은 카페에 들러 따듯한 커피를 주문한다.

창밖으로 R 나인T 스크램블러를 쳐다본다. 현대인에게 필요한 것은 검색보다 사색이라고 했다. 사색에 잠긴다. 라이딩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교외로 나와 머리를 비운다. 썩 괜찮은 과정이다.

봄 날씨가 사뭇 변덕스럽다. 갑자기 눈발이 날린다. 돌아갈 시간이다. 다행히 돌아가는 길은 언제나 왔던 길보다 가깝다. 아마 집으로 돌아가면 날씨가 포근해질 때까지 다시 모터사이클을 처박아둘지도 모른다. 하지만 답답했던 가슴은 어느새 풀렸다. 그거면 됐다.

다시 시동을 걸다 - 에스콰이어

매력을 배가하다
BMW R NINET SCRAMBLER

R 나인T 라인업 중 스크램블러 스타일을 강조한 모델이다. 노면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경쾌하게 달린다. 편안한 시트와 열선 그립으로 장거리 주행 특성까지 살렸다.

주행 감각은 편안하면서도 매끄럽다. 기본기가 좋고 라이딩 감각도 훌륭하다. 업스타일 머플러와 폭이 넓은 핸들바 등 스크램블러식 코드도 멋지게 표현했다. 1170cc 공랭식 트윈 복서 엔진을 통해 110마력/11.8kg·m를 발휘한다.

가격은 21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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