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어드밴처 1편

매 순간이 새롭다는 두바이로 한 남자가 여행을 떠났다.

“주문하신 스크램블드에그와 베이컨이 어우러진 아침이 나왔습니다.”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던 나에게 웨이터가 웃으며 말했다. 믿기지 않는 순간이었다. 구름과 맞닿을 것 같은 122층 레스토랑에서 수천 개의 건물을 내려다보면서 먹는 아침 식사라니. 그동안 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흥미로운 일들을 경험했지만, 두바이는 그것과는 또 다른 압도적인 무언가를 품고 있다. 내가 아침을 먹은 버즈 칼리파 앳 모스피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레스토랑이다. 더 놀라운 것은 불과 190년 전 이 자리에는 모래 사막만 있었다는 것이다.

두바이에서의 여행은 매 순간이 새롭다. 한 지역에서 자동차로 30분만 이동하면 방금 전과는 전혀 다른 극단적인 상황에 처한다. 공항에서 30분 거리엔 서울 대치동보다 훨씬 높은 건물이 줄지어 선 시내가 있다. 같은 방향으로 좀 더 달리면 에메랄드빛 바다와 환상적인 해변이 나온다. 방향을 남쪽으로 바꾸면 어느 순간 끝이 없는 모래 사막에 다다른다.

여긴 사막의 오하시스다. 실제로도 아라비아만 연안에 붙어 있어 주변이 사막으로 둘러싸여 있으니까. 이 도시는 자급적으론 생존할 수 없다. 물, 음식, 원자재와 기술 등 모든 것을 외부에서 가져와야 한다. 그런데도 세계 어떤 나라보다 발전 속도가 빠르고 대담하다. 마치 도시 전체를 단 한 명의 천재가 설계한 것 같다. 체계적이고 계획적이다.

아침을 먹고 두바이 알파히디 역사 지구에 들렀다. 우리나라의 민속촌 같은 곳이다. 그곳에서 두바이의 가장 오래된 건물들과 성곽의 일부를 봤다. 단단한 땅 위에 산호석으로 만든 각진 건물들이 덩그러니 자리 잡고 있었다. 다른 나라처럼 화려한 건축 양식이나 기교는 없었다. 그저 통풍이 잘되는 설계에 낙타가 드나드는 커다란 대문이 시선을 끌 뿐이었다. 두바이의 역사는 상대적으로 짧다. 매장된 석유가 발견되기 전엔 베두인들이 사막에 천막을 치고 낙타와 매를 키우며 살았다. 지금은 상상도 안 되는 모습이다.

해가 중천에 떴을 때 맑고 투명한 바다가 펼쳐진 라메르 해변에 도착했다. 그리고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이 지역 핫 플레이스, ‘라메르 쇼핑 스트리트’에서 점심을 먹었다.

“두바이에선 지루할 틈이 없어요. 몇 달 간격으로 건물이 완성되고 새로운 볼거리가 생겨요.”

이곳에서 수년째 산다는 가이드조차도 두바이의 변화가 놀랍다고 했다. 운하, 오페라 하우스, 레고 랜드, IMG 어드벤처 등 2017년에 문을 연 관광 명소가 한둘이 아니다. 그러니까 과거 우리가 아는 정보는 두바이의 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두바이는 과거와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도 전혀 다른 곳이다.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한 것은 자본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매장된 석유의 덕을 톡톡히 봤다. 반면 산유국이어서 넘쳐나는 돈을 소비하다 보니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석유가 고갈될 미래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투자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두바이에 매장된 석유가 앞으로 10여 년 안에 고갈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니까 두바이는 스스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관광과 무역, 금융 부문에 투자를 하는 중이다. 우리가 보는 건 과정의 일부다. 실제로 세계의 많은 유명 대기업 대부분이 두바이에 들어와 있다. 이런 산업적 흐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도시를 26개 무역 지구로 나눴다. 겉보기엔 황량한 대지 위에 마구잡이로 건물을 지은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론 모든 것이 퍼즐처럼 철저히 계획된 셈이다.

두바이 여행은 눈이 즐겁다. ‘최고’의 무언가를 볼 수 있어서다. 세계에서 최고로 높은 빌딩, 최고로 멋진 분수 쇼, 최고로 큰 쇼핑몰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최고로 큰 액자도 있다. 두바이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외각에 두바이 프레임이 자리 잡고 있다. 도시를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게 하는 거대한 액자 모양 전망대다. 높이 150m의 건물 상단에 약 90m 길이의 전망 공간이 있다. 전망대 바닥 중 일부 구간은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다. 인간이 가장 공포를 느끼는 높이다. 그래서 익숙해지기 전엔 유리 위로 아무나 쉽게 건너지 못한다. 건물 외벽을 금색으로 도금했기에 태양 각도에 따라 번쩍번쩍 빛난다.

3월은 두바이를 여행하기 딱 좋은 날씨다. 도심 기온은 18~24℃ 수준이다. “지금은 아주 좋은 날씨예요.” 다운타운 시내에 위치한 르네상스 호텔 매니저가 점심을 먹으며 말했다. “4월부터 더워지기 시작해 7~8월에는 43℃를 훌쩍 넘어요.” 그녀는 두바이의 여름을 설명하며 ‘살아남았다’고 표현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에어컨을 쐬며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을 먹는 상황에서 그 더위를 상상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듣고 보니 두바이에서 왜 해양 스포츠가 발전했는지, 왜 해안가에 고급 리조트와 개인 빌라가 자리잡았는지 알 수 있었다.

팜주메이라 위에서 떨어지는 스카이다이빙도 두바이에선 꼭 주목할 관광 코스다.

팜주메이라는 두바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종려나무를 닮은 인공 섬으로 리조트, 수족관, 워터파크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다.

다음 날 팜주메이라 비치 근처에서 수상 스포츠를 즐겼다. 두바이 시펀 선착장에서 팜주메이라 동남쪽까지 제트스키를 타고 약 15km를 달렸다. 에드워드 권 셰프가 총괄 주방장을 맡아서 한국인에게 잘 알려진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 옆을 지나가는 코스다. 바다에서 타는 제트스키는 예상보다 신났다. 파도가 제법 높았다. 그래서 속도를 높일 때마다 제트스키가 파도를 따라 점프했다. 아름다운 바다였다. 왼쪽으론 환상적인 해변이 펼쳐지고, 오른쪽으론 아라비아만의 망망대해가 보였다. 제트스키는 짧은 시간에 두바이의 바다를 즐길 수 있는 효과적인 경험이었다.

그날 저녁에는 첫날 아침을 먹었던 버즈 칼리파를 다시 찾았다. 오후 6시부터 시작하는 두바이 분수 쇼를 보기 위해서다. 정시가 되자 음악에 맞춰 물줄기가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세계 3대 분수 쇼 중 하나라고 했다. 사실 내가 보기에는 이곳 분수가 가장 화려한 것 같았다. 버즈 칼리파 건물 사방에서 레이저와 조명이 화려하게 움직였다. 그 모습이 마치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였다. “혼자 보기 아깝다.”

분수 쇼가 끝나고 저녁 시간을 쪼개 공연을 봤다. ‘라 펄 아쿠아 쇼’가 궁금해서다.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에서 본 ‘오 쇼’와 비슷한 콘셉트다. 좀 더 최신식 장비를 갖추고 아랍 스타일을 가미한 것이 차이점이다. 공연장 가운데 깊은 수영장이 있고 천장에 매달린 각종 장비의 도움을 받아 연기자들이 물속과 땅 위, 하늘을 오가며 멋진 서커스를 선사한다. 감탄사를 연발할 장면이 많다. 연출력도 뛰어나다. 나는 손이 아플 정도로 박수를 쳤다.

여행 마지막 날, 사막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두바이 사막 투어 일정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아라비안 어드벤처 오버나이트 사파리를 신청했다. 오후 4시, 호텔 앞으로 토요타 랜드크루저를 끌고 전담 가이드가 마중을 나왔다. 남서쪽으로 달렸다. 시내에서 불과 40분 거리에 사막 입구가 나타났다. 끝이 보이지 않는 모래 언덕이 나를 맞이했다. 자동차가 롤러코스터처럼 위아래로 요동쳤다. 대자연이 만들어준 서킷이었다. 지평선에 타오르는 해가 보였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날이 저물었다. 황량한 사막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문명과 단절된 곳이지만 여정이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잘 꾸며진 캠핑장에서 글램핑 스타일로 편하게 하룻밤을 묵었다. 아랍식 저녁 식사와 술, 물, 담배가 무한 제공됐다.

문득 궁금해서 모래 깊숙이 손을 찔러 넣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촉감. 손으로 쥘 수도 없는 아주 고운 모래 알갱이가 사막의 질감을 피부로 느끼게 했다.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잠을 청했다. 불과 7시간 전에 쇼핑몰에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다음 날 오전 4시30분, 오버나이트 캠프의 프로그램을 채 마무리하지 못하고 캠핑장을 떠났다. 오전 5시까지 열기구를 타야 했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안개를 뚫고 사막을 가로질러 달렸다. 한참을 달려 거대한 열기구 몇 개가 누워 있는 곳에 도착했다. 바구니 모양으로 생긴 몸체에 좌우 10여 명씩 균형을 맞춰 탔다. 열기구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부푼 열기구가 하늘로 떠올랐다.

해가 뜰 때 우리 일행은 지상으로부터 수백 미터 이상을 떠올랐다. 사막의 전체 모습이 한눈에 보였다. 조종사는 열기구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목적지를 정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바람을 타고 미끄러지듯 흘러간다는 것이다. 그저 매 순간 최적의 고도를 찾아 열기구에 열을 공급할 뿐이다. 높은 하늘에서 내려다본 사막은 장관이었다. 전율이 느껴질 만큼 압도적이다. 높은 하늘은 예상보다 고요했다. 그저 바람을 따라 조용히, 빠르게 이동했다. 어느 순간 저 멀리 높은 빌딩이 즐비한 도심도 보였다. 모든 것이 공존하고 있었다. 두바이기에 가능했다.

두바이는 나라가 아니다. 수도도 아니다. 그런데도 세계적으로 가장 브랜딩이 잘된 도시로 꼽힌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실제로 두바이를 여행하면서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 여행은 견문을 넓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했다. 이런 맥락에서 두바이는 꼭 한 번은 가볼 만한 여행지가 분명했다. 극과 극이 공존하는 사막의 땅에서 현대 문명이 폭발하듯 발전한다. 별천지란 말이 딱 어울리는 곳이다. 

두바이의 교통편

시가지에는 대중교통이 잘 갖춰져 있다. 두바이에서 택시는 가장 흔한 교통수단이다. 길에서 쉽게 잡을 수 있다. 현금이 없다면 우버 택시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버스는 80개 노선에 약 700대가 운행하고, 관광객을 위해 2층 버스 투어도 운영한다. 두바이 메트로는 그린과 레드 라인으로 시내의 먼 거리를 효과적으로 이동하는 데 좋다. 그 외에도 지역에 따라 보트, 팜 모노레일, 두바이 트롤리와 트램 등 다양한 이동 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두바이의 이모저모

  1. 기후 열대 사막 기후. 여름엔 평균 41℃, 겨울엔 23℃.
  2. 통화 디르함(AED/Dhs). 1디르함은 약 300원.
  3. 시차 한국보다 5시간 늦다.
  4. 팁 문화 팁은 선택 사항이다. 일반적으로 전체 금액의 10% 정도가 적당하다.
  5. 의상 이슬람교가 공식 종교이기에 공공장소에서 과도한 노출은 삼가야 한다. 일교차가 크고, 외부와 실내 기온 차가 커서 여행 중엔 꼭 긴팔 겉옷이 필요하다.
  6. 언어 아랍어와 영어를 통용한다. 아주 기본적인 아랍어 몇 마디 정도는 알아두는 게 좋다. 마르하바(안녕하세요), 슈크란(감사합니다), 얄라(잘 가, 갑시다, 빨리) 정도.

에디터스 픽

항공사

에미레이트(Emirates) 에미레이트의 에어버스 A380기 항공편을 이용할 경우 이코노미석은 제법 넉넉한 공간과 향상된 서비스, 비즈니스석은 동급 기종 중 가장 화려한 공간이 제공된다. 별도의 음료수 바와 무선 태블릿 PC가 준비돼 있다.

호텔

르네상스 다운타운 호텔 (Renaissance Downtown Hotel)
두바이 워터 커낼에 위치한 5성급 호텔. 객실에서 사방이 탁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다. 고급스러운 9개의 객실 타입. 수영장과 프라이빗 스파도 갖췄다. 특히 호텔 안에 있는 BHAR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는 추천할 만하다. 어떤 요리를 시키든 만족스러울 것이다.

비다 다운타운 호텔 (Vida Downtown Hotel)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4성급 부티크 호텔이다. 두바이 다운타운을 여행할 때 거점으로 삼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 호텔 주변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즐길 거리도 특징이지만, 전망 좋은 수영장에서 느긋한 저녁도 좋은 선택이다.

클럽

제로 그래비티 클럽 (Zero Gravity Dubai)
두바이 마리나에 위치한 가장 핫한 클럽. 야외 공연과 레스토랑 클럽을 한곳에서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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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기타문의/ 두바이 관광청 www.visitdubai.com/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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