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홍준표가 우습나?

노련하고 호전적인 정치인 홍준표의 작전.

대통령 홍준표 - 에스콰이어

젊은 사람들은 홍준표를 멍청하고 말 안 통하는 아저씨로 보는 것 같다. 가장 최근의 근거는 그의 방송 출연이다. 4월 4일에는 손석희가 진행하는 JTBC <뉴스룸>에 출연했다. 방송 이후 대졸자의 시각을 반영하는 주요 언론은 홍준표를 비난했다. 막말, 불통 등 늘 하던 비판이 나왔다. 홍준표는 정말 수구 극우 보수 세력 경북 아저씨일까? 그는 또 잘못했을까?

내 생각은 반대다. 그는 완벽히 승리했다. 시청자의 높은 관심이 보장되는 행사에 참가했다. 손석희와의 대화에서는 완벽히 리듬을 가져갔다. 방송 뉴스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홍준표가 ‘손 박사’라고 하든 뭐라고 하든 <뉴스룸>은 생방송이다. 홍준표 입장에서는 이상한 이야기를 해서 시간을 끌더라도 자기가 불리해지는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게 이익이다. 얼굴을 알리는 프로그램에 나가고, 불리한 이야기는 다 뭉개고, 아무튼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다. 지명도를 먹고사는 사람에게 이 정도면 충분하다.

홍준표의 방법은 기법상 반칙이다. <뉴스룸>이 생각한 생방송 인터뷰의 기본은 서로 최선을 다해 알려진 사실에 기반을 두고 견해를 나누는 것이다. 홍준표는 이 원칙을 부숴버렸다. 손석희는 멋있게 이겨온 사람이다. 홍준표는 무슨 수를 써서든 이겨온 사람이다. 둘이 붙으면 후자가 이긴다. 그걸 보수라 부르든 극우라 부르든 상관없다. 살아남고 이긴 후에 하고 싶은 말과 해야 하는 일을 한다. 검사 출신 정치인 홍준표가 살아온 방식이다.

홍준표의 삶은 내내 싸움이었다. 그는 처음엔 운명과 싸웠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법대에 가 검사가 되었다. 검사가 되고도 계속 싸웠다. 남부지청 특수부에서 당시 대통령 전두환과 연관된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다 광주지검 강력부로 좌천되고도 조직폭력배와 싸웠다. 국회의원이 된 후엔 김대중의 아들 김홍걸과 싸웠다. <나는 꼼수다>에서 김어준과도 싸우고 JTBC에서 손석희와도 싸우고 지금 대선에서는 모든 후보와 싸우고 있다.

호전과 무능은 다르다. 홍준표는 경남도지사가 되고 한 달에 11억원씩 3년 6개월 동안 1조4000억원의 채무를 청산했다. 물론 여기서도 홍준표 특유의 저돌성이 있었다. 진주의료원을 폐업시켰다. 하지만 홍준표는 한번 정하면 물러나지 않는다.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어떤 리스크가 오는지 명확히 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평생 감수한 홍준표는 그 냉철한 호전성 덕분에 계파 하나 없이 2011년 여당 대표로 선출됐다.

아무튼 젊은 당신은 홍준표를 싫어할 수 있다. 고압적으로 손가락을 까딱거리는 그의 제스처가 역겨울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이 홍준표를 왜 얼마나 싫어하는지 공들여 쓴 글을 SNS에 올리는 동안 홍준표의 지지자들은 조용히 투표장으로 향한다. 지난 대선에서도 명석한 이정희가 무능한 박근혜를 조목조목 비난하자 사람들은 박근혜를 찍었다. 무당에 빙의해 글을 마친다. 홍준표를 우습게 본다면 큰 화를 입을 것이야.


PUBLIC PROMISES

  • 검찰총장 자체 승진 금지, 검찰총장 외부 영입
  • 1991년 한반도에서 완전 철수한 전술 핵무기 재배치
  • 찾아가는 빨래방 서비스 확대
  • 저소득층 자녀 무료 안경 지원 사업 확대
  • 공무원 감축
  • 사법시험제도 부활
  • 선박 정책 금융 마련 및 선박 금융기관 설립 추진

STATE OF MIND

방화범의 심리라고 정의할 수 있다. 불 지를 곳을 찾는 지능적인 방화범이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욕망 중 ‘내가 이 세상을 이렇게 바꿔야겠다’는 일관적인 철학이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본다. ‘힘을 가져서 뭔가를 해보겠다’는 게 아니라 ‘힘을 가져서 마음에 안 드는 놈들을 패야겠다’는 마음 아닐까. 홍준표는 정치를 하는 동안 싸우는 사람이 계속 바뀌었다.

by 김태형 (<싸우는 심리학자 김태형의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 저자)


“정치에 입문한 뒤로는 아침에 일어나 국내 일간지 대여섯 개를 정독합니다. 현안에 대해 입장 정리를 다 해두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정치 현안에 대한 어떠한 돌발 질문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그런 훈련을 15년 동안 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태껏 기자와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실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이번에 격한 표현을 쓴 건 제 자신이 돈 문제에 있어서 30년간 깨끗하다 자부하는 사람인데 돈을 받았느냐는 질문을 받으니 그렇게 됐습니다. (중략)하지만 이제 다 정리가 됐으니 앞으로는 문제가 없을 겁니다.”

by 홍준표 (<퀸> 2011년 7월호)


Like

“홍준표가 말이 드세서 그렇지 공약을 보면 무척 상식적이다. 발끈하고 제멋대로인 구석이 좀 걱정스럽긴 한데 누구나 욱하는 성격이 있지 않나. 다섯 중엔 가장 나아 보인다.”

(천동민, 40세)

Hate

“세월호 참사를 해난 사고라고 말하는 사람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김장환, 3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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