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말고 아이코스

아이코스는 과연 담배의 완벽한 대체제가 될 수 있을까.

액상이 아닌 궐련 담배를 수증기로 피운다는 게 그렇게 대단한 일일까. 어렵사리 아이코스를 손에 넣었다. 한참을 고민하다 전원을 켰다. 사용할 때마다 4분 정도 충전을 해야 한다. 줄담배 피는 게 불가능하다. 기계에 자유의지를 통제당하는 기분이 묘하다. 휴대용 충전기에 본체인 히트스틱을 꼽아 충전을 마쳤다. 히트스틱을 뽑아서 히츠란 이름의 전용 궐련 담배를 꼽은 후 버튼을 누르고 빨아들였다.
담배 연기와는 확연하게 다른 맛과 향이다. 담뱃잎을 태운 맛이 아니라 쪄서 만들어진 맛이다. 한방차 비슷한 향인데 의외로 별로 거부감이 없다. 액상형 전자담배보다 확실히 담배 같은 느낌이 강하다.
주변 사람들이 워낙 관심을 보여서 만나는 사람마다 설명하고 자랑하기 바빴다. 아저씨들 사이에서 트렌드세터가 된 기분이다. 사용하다보니 새로운 장점도 찾았다. 냄새가 확실히 덜 난다. 아이코스를 사용하고 침을 뱉는 등의 지저분한 행위를 안 하게 되었다. 담배 피는 사람들이 가장 별로로 보일 때가 바로 침을 뱉거나 소리 내서 가래를 모을 때다. 몰상식해 보일 지경이다. 금연 구역이 아닌 집이나 기타 실내 장소에서도 피운다. 냄새가 거의 나지 않고 금방 사라져서 굳이 담배를 피기 위해 아파트 1층으로 내려올 필요가 없어졌다.
긴 기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기적으로 사용하다보니 단점도 발견됐다. 일단 가장 큰 고충이 충전해야 하는 기기가 하나 더 늘어난 점이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워치, 무선 헤드셋 등 이미 충천할 기기들이 넘쳐 난다. 별 것 아닌 일 같아도 충천은 꽤나 신경 쓰이는 일과 중 하나다.
아이코스가 액상형 전자담배에 비해 맛과 향이 훨씬 나은 것은 사실이지만 태워서 생기는 목넘김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맛과 향도 원래 피우던 담배와 비교하면 많이 약해서 아이코스를 사용한 후에도 담배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장점이면서 단점이기도 하다.
워낙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편인데 아이코스를 잃어버리면 타격이 클 듯하다. 담배 한 갑, 라이터 하나 잃어버리는 것과 비교가 안 된다. 칠칠치 못한 사람이 비단 나뿐이겠는가.
아이코스가 담배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가장 완벽에 가까운 대체제임이 분명하다. 그 어떤 전자담배도 이정도의 만족감을 준 적 없다.

  • Kakao Talk
  • Kakao Story

Credit

에디터
사진 박남규
본 기사를 블로그,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웹사이트 내 모든 컨텐츠의 소유는 허스트중앙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