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박근혜를 만들었는가

누가 박근혜를 만들었는가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2016년 12월호

“이제 보니 아무래도 <조선일보>에 어떤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지난 7월 18일이었다. <조선일보>를 받아 든 넥슨의 고위 임원이 이렇게 중얼거렸다. 자신들이 거대한 파워 게임의 작은 조각이라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은 듯했다. <조선일보> 1면에 이런 기사가 대문짝만 하게 실렸다.

“우병우 민정수석의 처가 부동산을 넥슨이 5년 전에 1326억원에 사줬다.”

당시 넥슨은 창업주 김정주 사장과 진경준 검사장 사이의 뇌물 수수 혐의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하루 전인 7월 17일엔 결국 진경준이 구속됐다. 현직 검사장으로는 건국 이래 최초였다.

진경준 구속으로 사건이 일단락되나 싶었다. 이튿날 느닷없이 <조선일보>가 진경준을 넘어 우병우와 넥슨의 관계를 터뜨려버렸다. 안 그래도 <조선일보>는 진경준 인사 검증을 책임졌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문책론을 거론하며 여론몰이를 해왔다. 처음부터 <조선일보>의 타깃은 진경준이 아니었다. 우병우였다.

넥슨은 미끼였다.

진경준과 김정주는 서울대학교 86학번 동창이다. 성공한 친구 사이가 검사와 스폰서 사이로 변질된 건 2005년부터였다. 진경준은 김정주한테서 넥슨 주식 1만 주를 공짜로 받는다. 대략 4억2500만원 상당이었다.

당시 넥슨은 비상장사였다.

‘카트라이더’로 잘나가던 넥슨의 주식은 증시에선 없어서 못 사는 물건이었다. 진경준이 넥슨의 비상장주에 접근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친구를 잘 둔 덕분이었다.

김정주는 진경준한테만 주식을 선물한 게 아니었다. 진경준 말고도 친구 잘 둔 사람이 둘 더 있었다. 김상헌 LG그룹 법무팀 부사장과 박성준 보스톤컨설팅그룹 이사였다. 김상헌 부사장은 네이버 대표가 된다. 이때까지만 해도 불법의 여지는 딱히 없었다. 진경준의 탐욕이 화근이었다. 다른 두 친구는 주식 매입 자금을 모두 상환했다. 진경준만 입을 싹 씻었다.

진경준은 2006년 11월엔 비상장주 1만 주를 다시 10억원에 넥슨에 되팔았다. 공짜로 받은 주식을 두 배 가격에 원주인한테 팔아치웠다. 심지어 넥슨 재팬의 주식 8537주도 받았다. 이게 진짜 대박이었다. 당시 넥슨은 내부적으로 일본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었다. 2015년 진경준은 돈 한 푼 안 들이고 얻은 넥슨 재팬 주식을 환매해서 126억원을 벌었다. ‘봉이 진선달’이었다.

처음에만 해도 사건의 스케일은 또 하나의 전형적인 한국형 부패 커넥션처럼 보였다.

솔직히 스폰서 검사가 한둘도 아니었다. 2016년 상반기 법조계는 정운호 법조 비리 사건으로 얼룩진 상황이었다.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던 홍만표 전 대검 수사기획관과 최유정 전 부장판사가 100억원의 수임료를 받고 전관예우를 활용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재판에 영향을 끼치려 한 사건이었다. 법의 타락이었다.

여기서도 우병우란 이름이 ‘갑툭튀’했다.

수사 과정에서 홍만표 변호사가 ‘민정수석까지 잡아놨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생색냈다는 정운호의 진술이 나와버린 탓이었다. 홍만표와 우병우는 2009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함께 했다. 절친한 사이다. 이때는 <경향신문>만이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원래가 법조팀이 강하다. <조선일보>가 진경준-김정주 쪽을 팠다면 <경향신문>은 홍만표-정운호 쪽을 팠다.

파다보니 우병우에서 만났다.

누가 박근혜를 만들었는가 – 1. 우병우

누가 박근혜를 만들었는가 – 2. 최순실

누가 박근혜를 만들었는가 – 3. 정윤회

누가 박근혜를 만들었는가 – 4. 노무현

누가 박근혜를 만들었는가 – 5. 조선일보

누가 박근혜를 만들었는가 – 6. TV조선

누가 박근혜를 만들었는가 – 7. 한겨레

누가 박근혜를 만들었는가 – 8. 이명박

누가 박근혜를 만들었는가 – 9. 이화여대

누가 박근혜를 만들었는가 – 10. JTBC

누가 박근혜를 만들었는가 – 11. 주진우

누가 박근혜를 만들었는가 – 12. 국민

누가 박근혜를 만들었는가 – 13.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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