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YOURSELF

검은 슈트와 턱시도를 강요하는 세상에서도 누구나 원하는 옷을 입을 권리가 있다. 여기에 그 힌트를 모았다.

최근에 밀라노를 방문해 디자이너와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레드 카펫 위 스타들을 고객으로 둔 사람이었다. 아름다운 슈트를 만들기로 명성이 자자한데도 그의 옷 대부분은 지루한 검은색이었다. 사실 그는 청회색부터 탁한 장미색까지, 다양한 색으로 끝내주는 턱시도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그런 우아한 슈트는 시상식 날 거의 볼 수 없다. “왜 그런 옷을 유명인에게 입히지 않죠?”

그가 말했다. “매니저나 홍보 담당자, 스타일리스트들이 늘 똑같은 스타일만 강요하거든요. 그들은 개성을 드러내길 두려워해요. 놀림을 당할까 봐 그런 거죠. 슬픈 일이에요.”

정말 슬픈 일이다.

스타일은 진화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남성이 창조의 위력을 포용하기보다 무난하게 어울리는 쪽을 택한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도널드 글로버가 입은, 끝내주는 갈색 벨벳 구찌 턱시도에 감명받든, 아니면 <더 크라운>을 몰아보고 윈저 공의 숨가쁜 옛 귀도 스타일을 시도하든 핵심은 한 가지다. 스스로가 돼라. 여기에 소개하는 남성들처럼 옷장에서 창의적인 스타일을 꺼내 입으면 남들보다 제대로 두드러질 수 있다.

도널드 글로버:
벨벳의 방탕아

글로버가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담뱃잎색 구찌 턱시도를 입고 등장했을 때 그는 이미 시상식의 밤을 휘어잡았다. 벨벳 소재지만 넓은 라펠과 암적색 보타이로 경쾌한 분위기를 냈다. 최근 발표한 앨범과 마찬가지로 섹시하면서도 감정이 풍부한 옷차림이다. 금색 트로피와도 아주 잘 어울린다.

큰 보타이는 상냥함의 상징이다. 융통성이 없단 뜻이 아니다. / 벨벳: 고급 원단의 제왕

폴 뉴먼
시대를 초월한 멋쟁이

모두에게 창의적인 옷차림을 기대하던 1969년이라 폴 뉴먼은 점수를 더 받지는 못했다. (넥타이 대신 목에 매듭지어 걸친 스카프나 캐주얼하게 한 손에 함께 든 맥주병과 잔을 보라.)

폴 뉴먼 - 에스콰이어 코리아

톰 하디
맞춤 슈트를 입은 야수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 차림이 이만큼 특별하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브론슨과 베인 역은 물론 새로운 매드 맥스 역을 맡은 톰 하디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곗줄과 넥타이 핀의 격식까지 갖춘 맞춤 스리피스 슈트는 과거의 산물인 댄디즘에 대한 경의다.

톰 하디 - 에스콰이어 코리아

작은 금속 장식이 차림새를 다듬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레온 브리지스
복고의 변절자

옛날 스타일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있다. 브리지스는 아이젠하워 시대에서 재단사를 데려온 것처럼 옷을 입는다. 허리선이 높고 다리통은 넓다. 카디건을 스웨터처럼 입는다. 하지만 어느 구석을 봐도 부자연스럽지 않다. 아마도 너무 편안해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레온 브리지스 - 에스콰이어 코리아

알레산드로 미켈레
생각하는 남자의 맥시멀리스트

구찌같이 유서 깊은 브랜드를 어떻게 단숨에 변화시킬 수 있을까? 미켈레는 자신의 옷장에서 영감을 얻는다. 보석과 같은 색채, 고급스러운 원단, 자수 디테일이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알레산드로 미켈레 - 에스콰이어 코리아

웨스 앤더슨
뻔뻔한 프레피

코듀로이 슈트와 왈라비 슈즈, 셔츠 깃에 닿을 정도로 늘어뜨린 머리가 그를 대표한다. 앤더슨은 이렇게 안 어울릴 법한 요소를 충실하게 좇아 영화 속의 사탕 색깔 세트, 찰나의 향수만큼이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든다. 때로 창의력이란 좌익적인 차림새를 찾아 일상화시키는 일이다.

웨스 앤더슨 - 에스콰이어 코리아

라이언 고슬링 마허살라 알리
하얀 승자들

눈길을 끌기 위해 격식 있는 행사에서 굳이 괴상한 색깔의 차림새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방증이다. 재킷으로만 입든 바지까지 차려입든 흰색은 훌륭히 제 몫을 한다. 감사하기 그지없다.

라이언 고슬링, 마허살라 알리 - 에스콰이어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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