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이 곧 정치다

문재인 대통령이 네이비 슈트를 편애하는 이유는? 정치인들이 패션을 대하는 자세

#늘 푸른 대통령: 문재인

<워싱턴 포스트>의 패션 에디터인 로빈 기브한은 패션이야말로 가장 사적이고 원시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이라고 얘기했다. 이같은 맥락에 비추어 볼 때 문재인 대통령의 패션은 ‘Soon to be(곧) 대통령’이라는 메시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던졌다. 대선 기간 중 문재인 후보의 패션은 단연 1등이었다. 네이비 컬러 슈트를 바탕으로 레지멘탈 스트라이프 패턴의 화려한 타이까지 매는 센스를 보여주었다. 큰 키와 넓은 어깨 덕분에 슈트의 피트(Fit)도 후보들 중 가장 돋보였다. 특히 그가 선택한 네이비 슈트는 신뢰, 믿음, 청렴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 블랙이나 그레이 슈트와 비교해본다면 훨씬 깔끔하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네이비 컬러의 매력을 알아본 것. 대통령 취임선서 때 문재인 대통령의 스타일은 조금 더 차분해졌다. 라펠 폭이 넓어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짙은 슈트는 티 하나 없이 깔끔한 화이트 셔츠와 반짝이는 블루 컬러 타이와 매칭했다. 비로서 우리도 패션마저 멋지게 소화하는 든든한 대통령을 맞이하게 되었다.

 

#패완얼: 조국

민정수석 자리를 차지한 조국 교수. 어쩌면 그는 패완얼(패션의 완성은 얼굴)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 아닐까. 하지만 이 남자 패션을 가지고 노는 수준이 보통이 아니다. 먼저 노 타이(No- Tie) 스타일에 주목하자. 넥타이를 하지 않아 어딘가 자유로운 분위기를 풍기는데, 여기에 셔츠 단추까지 몇 개 풀었다. 세르쥬 갱스부르가 떠오르는 에디터만만 생각일까? 겨울엔 터틀넥 니트와 슈트 재킷을 매치하는 댄디한 모습도 보여준다. 화려한 스트라이프 넥타이도 그가 입으면 편안해 보인다. 그의 이런 패션 친화적인 모습이 민중 친화적인 행보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극과 극 :미국과 프랑스의 영부인

영부인 패션에 대한 분석과 가십은 시대불문 이어져왔다. 화려했던 재클린 케네디, 대중적인 미쉘 오바마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의 스타일 내조는 대통령의 정책 만큼 중요시되기도 한다. 최근엔 미국의 멜라니아 트럼프와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의 부인 브리지트 트로뉴가 뒤를 잇고 있다. 먼저 멜라니아 트럼프는 과거 세미 누드 화보를 찍을 만큼 완벽한 몸매를 지닌 모델 출신이다. 그녀가 소화하지 못할 옷은 지구상에 없다. 팬츠 슈트 룩부터 러플 장식 드레스까지 참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즐긴다. 하지만 한 가지 원칙이 있다면 퍼스트 레이디의 기품을 뽐낸다는 것. 트럼프의 취임식 때 선보인 스카이 블루 컬러 원피스와 여기에 매칭되는 긴 장갑을 낀 룩은 재키 스타일의 21세기 버전이다. 반면 남편 보다 25살 연상인 트로뉴는 연극 선생님 출신으로 다소 소박한 인상을 풍긴다. 하지만 항상 밝고 당당하다. 어린 남편과 바닷가에 놀러 가서도 플라워 프린트 원피스 수영복을 입는다. 세련되진 않았지만 단정한 스타일을 고수한다. 영국 <텔레그라프> 지는 이런 그녀의 스타일을 보고 ‘진정한 파리지엔 스타일’이라고 칭했다. 이유는 남의 눈 보다는 본인이 즐겁고, 편하게 입기 때문이라고.

 

#넘사벽 : 크리스틴 라가르드

누구나 ‘이렇게 늙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정치인이 있다. 바로 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다. 60이 넘은 은발의 그녀는 능력만큼이나 스타일리시한 패션 센스를 자랑한다. 그녀의 스타일링 룰을 몇 가지 꼽아본다면? 짙은 컬러의 정장을 입을 땐 꼭 화려한 실크 스카프를 맨다. 시크하게 목에 두를 때도 있고, 귀엽게 리본으로 묶을 때도 있다. 두 번째 에르메스, 샤넬 등 소위 프렌치 명품을 즐긴다. 좋은 제품을 알아보는 안목이 있다는 의미도 있지만 이보다 ‘나는 프랑스의 자랑스러운 패션을 애정한다’로 해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급스러운 컬러 플레이를 즐긴다. 레몬 컬러 슈트, 꽃분홍 드레스 등 산뜻한 무드 덕분에 그녀는 더욱 당당하고 젊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초대 총리로 그녀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는 ‘가장 경쟁력이 있는 능력을 갖춘 인물을 총리로 앉힐 것’이라고 밝혔는데, 패션 경쟁력으로 치면 다른 후보자가 누구든 그녀를 이기긴 어려울 듯 보인다.

 

#패션도 불통 : 도널드 트럼프

패션 에디터가 아니더라도 눈이 있다면 도널드 트럼프 패션의 ‘문제’를 알아챌 수 있다. 벙벙한 슈트, 길기도 길고 화려하기도 화려한 넥타이, 거기에 갑갑한 헤어 스타일까지. 구글 서치 엔친에 도널드 트럼프 패션이라는 키워드를 치면 ‘트럼프의 슈트가 이상한 10가지 이유’ ‘절대 따라해서는 안 되는 트럼프 패션’ ‘트럼프의 역대급 패션’ 등 부정적인 웹 기사만 뜨는 배경이 놀랍지 않다. 부동산 재벌 출신으로 좋다는 건 다 입어본 그가 도대체 왜 이런 허접한 스타일을 유지하는지 알 길이 없다. 이런 그의 잘못된 패션은 트럼프의 ‘불통’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트럼프 옆에 분명이 존재할 퍼서널 스타일리스트의 말조차 듣지 않는 대통령이 국민의 말을 듣기나 하겠나 싶은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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