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또다시 희망을 꿈꾸다

정치적 소용돌이에 휩싸였던 격동의 2016년을 뒤로하고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헌것을 버리고 새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새해에는 불길한 전망만이 가득하다. 최악의 경기 침체, 수출 저조, 금리 인상, 부동산 가격 폭락 등 여기저기에서 감지되는 적신호가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하지만 한 가닥 희망을 놓치고 싶지 않다. 누가 그랬던가, 정치란 누구나 잘 먹고 잘 살 수 있게 하는 고도의 종합 예술이라고. 아무리 정치에 속고 또 속았어도 이 말만은 믿고 싶다. 그런 이유에서 우리는 주말마다 촛불을 들었고 대통령 하야를 목 놓아 외쳤다. 구태를 청산하고 새 대통령을 맞이해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요즘 서점에 가면 2017년 트렌드를 진단하는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서울대학교 트렌드소비분석센터가 출간한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는 2017년을 단적으로 상징하는 키워드 중에 ‘욜로(YOLO)’라는 단어가 유독 눈길을 끈다.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로 ‘당신의 인생은 오직 한 번뿐’이라는 뜻이다. 이 문장에서 계층 이동 사다리가 단절된 요즘 세태를 냉소하듯 다소 허무주의적인 냄새가 풍기지만 한편으로는 인생을 값지게 살아보겠다는 결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며 살자는 젊은 세대들의 외침과도 같다. 욜로적 삶을 지향하는 젊은 세대들의 외침은 지난 9월에 방송한 <SBS 스페셜- 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에서 이미 이슈화되기 시작했다. 회사라는 조직에 갇혀 인생을,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아 사표를 던진 젊은 세대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오직 한 번뿐인 인생을 정말 값지게 보내고 싶어 배낭을 메고 오지로 떠나거나 원하는 일을 찾아 나선다. 명문대, 대기업이라는 과시적 간판보다는 실리적 삶을 살기 위해서다. 어쩌면 요즘 젊은 세대들은 영악해서 명문대를 나오든 대기업에 입사하든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은 이상 미래의 희망이 없다는 것을 미리 알아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오직 한 번뿐인 인생을 난 잘 살아가고 있나? 인생의 절반을 넘긴 나는 앞으로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많은 시점에 와 있다. 미래보다는 과거의 추억을 연료 삼아 하루하루 소진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투명한 미래를 논하기보다는 과거를 안주 삼아 무용담을 늘어놓는 게 훨씬 즐거울 나이다.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기에는 몹시 버겁고 힘들다.

하지만 내가 요즘 트렌드를 몸소 실천하며 사는 것이 하나 있다. 나는 매사에 혼자 하는 것을 즐긴다. 일명 혼족이다. 얼마 전에는 공들여왔던 모든 SNS 계정을 폭파시켰다. 일명 ‘계폭’을 단행한 것이다. 누가 내 인생에 개입하는 것도 싫고 내가 남의 인생에 개입하는 것도 싫다. 악성 댓글에 상처받기도 싫고 누구의 글에 내 감정을 드러내기도 싫다. 너의 대한민국과 나의 대한민국이 다르기 때문이다. 송년 모임이 한창인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모든 사람이 다 반가울 순 없다. 개중에는 싫은 사람도 있다. 그들과 말을 섞으며 가식의 가면을 쓰고 마음에도 없는 덕담을 나누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누군가는 일생 중 50대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이유는 어느 정도 포기할 줄 아는 나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살아온 경험을 통해 세상을 관조할 수 있는 여유도 있고 세상에 이해 못 할 일도 없다고도 했다. 그리고 욕망을 내려놓을 줄 아는 나이란다. 하지만 나의 50대는 여전히 감당하기 힘들다. 아직도 미래에는 좀 더 나은 삶이 존재할 거라는 믿음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난 여전히 2017년에 희망을 걸어본다. 새 대통령을 뽑는다고 세상이 하루아침에 크게 달라질 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희망만은 버려서는 안 된다. 희망은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한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분명 2017년은 2016년보다는 나은 세상이 펼쳐질 거라 믿는다.

편집장 민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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